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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 않는 기사 中

lxxxxxD 2012. 6. 28. 03:31

"저 사내는 여기저기 떠돌아다녔고 기독교 군대나 이교도 군대를 모두 쫓아다녔는데 그때마다 다른 이름을 얻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구르둘루라고 부르기도 하고 구디-우스프, 벤-바-우스프, 벤-이스탄불 또는 페스탄불이나 베르틴줄, 마르틴봉, 또는 오모봉, 오모베스티아나 계곡의 미개인이라고 부르기도 했고 잔 파치아소 또는 피에르 파치우고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어떤 외딴 농장에서는 사람들마다 모두 다른 이름으로 저 사내를 부른 일도 있었을 겁니다. 그러다가 저는 저 사내의 이름이 어디에서든 계절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이름이든 그에게 달라붙어 있지 않고 흘러가 버린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러니까 어떻게 부르든 그에게는 별 차이가 없는 겁니다. 폐하께서 저 사내를 부르시면 저 사내는 아마 폐하께서 염소를 부르신다고 생각할 겁니다. 폐하께서 '치즈'나 '시냇물'이라고 말씀하시면 저 사내는 '저 여기 있어요.' 하고 대답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