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가사, 노래하는 이의 표정이 묘하게 어긋나서 기억에 남았던 곡. 그리고 무척 아름다웠던 'nine'님.
"Is this goodbye?" ―2011/01/29 pm 1:30 Twitter
영(0)에 대한 묘한 호기심을 품은 채, 침대에 누워 책을 읽다 마주한.
"태양이 뜨고 아름다운 빛이 나타나면 우리 기뻐하자. 가스등 불빛은 사라져도 된다, 전기등도. 자명종이 울리면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난다. 새날이 시작되었다. 어제가 4월 8일이었다면 오늘은 9일, 어제가 일요일이었다면 오늘은 월요일. 해야 바뀌지 않고 달도 바뀌지 않았지만 그래도 변화가 있었다. 세상은 계속 굴러간다. 태양이 떠올랐다. 이 태양이란 게 뭔지는 아주 분명하지 않다. 천문학자들은 태양이라는 이 물체를 많이 연구한다. 그들 말로는 그게 우리 태양계의 핵심 물체라고 한다. 우리 지구는 작은 행성에 지나지 않으니, 그럼 우린 대체 뭔가? 태양이 떠오르고 우리가 기뻐한다면, 원래는 우울해야 마땅한데, 대체 우리가 무언가 생각을 좀 한다면 말이다. 태양은 지구보다 30만 배나 크단다, 그 밖에 얼마나 많은 숫자들과 영(0)들이 있는지, 그 모든 건 결국 우리가 영 또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야말로 완전히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해준다. 그러니 여기서 기뻐한다면 그야말로 웃기는 일이다.
그런데도 아름다운 빛이 나타나면 우리는 기뻐한다. 하얗고 강한 빛이 거리로 방으로 들어오면 모든 색깔이 깨어나고 얼굴들과 모습들이 드러난다. 형태들을 손으로 만지는 건 기분 좋은 일이지만 바라보는 것, 색깔들을 바라보는 건 행복이다. 사람들은 기뻐하고, 자기가 무엇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 무슨 일을 경험하는지 보여줄 수 있다. 4월에도 약간의 따스함을 기뻐한다, 꽃들은 마침내 자랄 수 있게 되어 얼마나 기뻐하는가. 수많은 영들을 지닌 무시무시한 숫자에 무언가 오류가, 어떤 실수가 있는 게 분명하다.
떠올라라, 태양아, 너는 우리를 두렵게 하지않는다. 그 수많은 킬로미터는 우리에겐 무관한 일이다. 지름도 부피도 상관이 없다. 따스한 태양아, 떠올라라, 밝은 빛이여, 떠올라라. 너는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고, 너는 그냥 기쁨이다."
